먼지가 빠져나가지 않는 앞날의 비밀 | 쓰레받기 특허 이야기

먼지가 빠져나가지 않는 앞날의 비밀 | 쓰레받기 특허 이야기 — 발명 원리 개념 일러스트
발명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 일러스트

특허로 읽는 발명 이야기 · No.008 · 우리 집

빗자루로 쓸어 모은 먼지를 쓰레받기에 담으려는데, 먼지가 쓰레받기 앞날 밑으로 쏙 빠져나가 버린 적 있나요? 그러면 다시 쓸고, 또 빠지고……. 은근히 짜증 나는 일이지요.

1897년, 미국 시애틀의 로이드 P. 레이는 이 문제를 쓰레받기의 앞날과 손잡이에서 풀었어요. 평범해 보이는 쓰레받기 특허를 들여다볼까요?

손으로 들던 쓰레받기

쓰레받기 특허는 1858년 무렵부터 나왔어요. 처음 쓰레받기는 납작한 판에 짧은 손잡이를 단 모양이었지요. 한 손으로 쓰레받기를 바닥에 대고, 다른 손으로 빗자루를 쓸어야 했어요.

문제는 두 가지였어요. 앞날이 바닥에 딱 붙지 않으면 먼지가 그 틈으로 빠져나갔고, 짧은 손잡이를 잡으려면 허리를 깊이 숙여야 했어요.

시애틀의 발명가, 로이드 레이

로이드 P. 레이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발명가로, 1897년 당시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살았어요. 그의 삶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것이 많지 않지만, 그가 개량한 쓰레받기는 오늘날 쓰레받기 모양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받아요.

특허 들여다보기

특허번호미국 특허 제587,607호
이름Dust-pan (쓰레받기)
발명자로이드 P. 레이 (Lloyd P. Ray, 미국)
출원 → 등록1897년 3월 25일 → 1897년 8월 3일
원문Google Patents에서 보기

레이는 설명서에서 이런 쓰레받기를 만들고 싶다고 했어요.

  • 바닥에 바짝 붙어서 먼지를 잘 받아 내는 쓰레받기
  • 앞날은 몸통보다 더 단단한 재료로 만든 쓰레받기
  • 손잡이를 뺐다 끼웠다 할 수 있고, 쓸 때는 비스듬히 고정되며, 다 쓰면 걸어 둘 수 있는 쓰레받기

그래서 앞쪽에는 몸통보다 단단한 강철판(⑫)을 붙였어요. 끝으로 갈수록 얇아지다가 아래로 살짝 굽어 바닥에 닿지요(⑬). 뒤쪽에는 발(⑪)이 있어서 바닥판이 앞으로 기울어져요. 그러면 앞날이 바닥에 꾹 눌려 틈이 생기지 않아요. 위쪽은 덮개(⑮)가 감싸서 모은 먼지가 넘치지 않게 했어요.

로이드 레이의 쓰레받기 (1897)옆에서 본 모습 — 특허 그림을 바탕으로 다시 그렸어요⑫·⑬ 강철 날얇고 단단한 앞날이 바닥에 착⑮ 덮개모은 먼지가 넘치지 않게⑪ 뒷발바닥판을 앞으로 기울여요⑰ 손잡이끼웠다 뺐다 할 수 있어요B 용수철 고리손잡이를 단단히 고정

손잡이(⑰)는 쓰레받기 뒤의 네모난 구멍에 끼워요. 그다음 용수철 철사로 만든 고리(B)를 위로 젖혀 손잡이 뒤에 대면, 용수철의 힘이 손잡이를 꽉 밀어서 비스듬히 선 채로 고정돼요. 다 쓰면 고리를 내리고 손잡이를 빼서 쓰레받기 위에 나란히 놓으면 되고, 이때 고리는 벽에 거는 걸이가 되지요.

고리 하나로 두 가지 일쓸 때치울 때고리를 올리면 → 손잡이가 비스듬히 고정손잡이손잡이를 빼서 나란히 → 고리로 걸어 보관용수철 고리 하나가 '고정 장치'이자 '걸이'가 돼요

청구항 한 줄 풀이
"쓰레받기와 손잡이를 짝지어, 손잡이 옆으로 튀어나온 부분에 용수철 팔을 걸고, 그 팔을 고리로 쓰레받기에 이은 다음 용수철을 팽팽하게 당겨 손잡이를 쓰레받기에 고정하는 장치."
청구항 여러 개 가운데 첫 번째 청구항의 핵심만 풀어 썼어요.

미국 특허 제587,607호 원본 도면

미국 특허 제587,607호 원본 도면 (출처: Google Patents)

지금의 쓰레받기

요즘 쓰레받기는 대부분 플라스틱이에요. 그런데 잘 보면 앞날은 얇고 고무처럼 말랑해서 바닥에 착 붙고, 뒤쪽은 높게 감싸 먼지가 쏟아지지 않아요. 서서 쓰는 긴 손잡이 쓰레받기와,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딱 붙여 걸어 두는 세트도 흔하지요. 레이가 고민한 '앞날, 덮개, 손잡이, 걸어 두기'가 모두 들어 있는 셈이에요.

발명 기법 카드

더하기 — 몸통보다 단단한 강철 앞날과 먼지를 막는 덮개를 더했어요.
용도 바꾸기 — 손잡이를 고정하는 용수철 고리를, 보관할 때는 걸이로 썼어요.

생각해 보기

질문 우리 집 쓰레받기의 앞날을 만져 보세요. 몸통과 재료나 두께가 다른가요?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도전 과제 두꺼운 종이로 쓰레받기를 만들어 보세요. 하나는 평평하게, 하나는 뒤쪽에 지우개를 받쳐 앞으로 기울게 만든 다음, 모래나 쌀알을 쓸어 담아 보세요. 어느 쪽이 덜 빠져나가나요?

다음 편 예고 손잡이를 젖히면 걸레를 꽉 물어 주는 대걸레 특허를 열어 봐요 →

참고: 미국 특허 US587,607 원문(Google Patents), 위키백과 'Dustpan'. 그림은 특허 도면을 바탕으로 새로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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